♬ 등불을 들고 ♬
2007년 9월 9일 글들

홍성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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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성가대를 섬길 당시 주보에 실었던 글들입니다

요한계시록 2장 4절~5절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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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도와 섬김이
선교의 횃불을 밝힙니다.
 

제5연습실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이 지난 1월 21일이니 8개월이 되어 갑니다. 10년이나 20년도 넘은 분들과 비교하면 아직도 갓난아기와 청년 차이겠으나 지금 현 상황에서 만감이 오갑니다. 주일마다 정처 없이 왔다 갔다 하는 저를 하나님께서 딱하게 보셨는지, 어느 자상한 집사님을 통해 성가대 연습실로 인도하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4주간 교육을 받으며 조금 낯선 6부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대표기도가 끝나갈 무렵 지휘자님 손짓으로 일어서는 성가대. 마치 성전 전체를 가득 채울 것만 같은 노란빛 가운, 그리고 그 모습을 비추는 눈부신 조명 속에서 터져 나와 메아리 치듯 울려 퍼지는 찬양.
♪온 땅이여 주께 기뻐 노래하라! 노래를 부르며 주님 앞에 나갈지어다!♪
이미 그곳은 이사야서 6장에 나오는 천국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저는 그저 넋을 잃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찬양이 끝나고 나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더러 저기에 서라고요? 제가요? 하나님, 농담도 잘 하십니다. 저는 못합니다.”
성가대를 오랫동안 섬겨오신 분들께서는 잘 모르실 수도 있겠으나, 아직까지 평신도석에 익숙한 제가 말씀 드리자면 성가대석에서는 빛이 나옵니다. 그것은 아무리 화려한 조명으로도 나올 수 없는 빛이며,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예물에서 뿜어 나오는 빛입니다.
아직 교육받고 있을 무렵, 어느 형제가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예배 드릴 때 보면 졸고 있는 성가대원들도 많죠?”
저는 이 말을 듣고 매우 놀랐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성가대원으로서 예배시간에 졸 수가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가대원이 예배시간에 존다”는 생각을 태어나서 단 한번이라도 해 본적도, 실제로 목격한 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다 같은 사람인데 피로에 지치면 졸 수도 있고 옆에 있는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는 것이지만, 저는 성가대원이 도무지 ‘저와 같은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예배시간에 성가대가 찬양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분들은 도대체 무엇을 먹고 어떤 생활을 하기에 저런 곳에 설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또한 단 한번도 스피커 상태가 안 좋아 소리가 거슬린 적도, 잘 안 들린 기억도 없었습니다.
“정말 그 날이 올까. 정말 저기 서는 날이 올까” 하며 기다리고, 마침내 찾아온 그 날을 잊지 못합니다. 매우 익숙한 우리교회이지만 한 번도 지나간 적이 없는, 좁고 복잡한 통로를 지나 반짝이는 빛에 둘러싸인 성가대석에 앉은 그 날을 말입니다.
하지만 사람이란 너무나도 간사합니다. 4, 5년도 아닌 4, 5개월이 지날 무렵이었을까요. 저도 모르게 성가대석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입니다. 주일은 2시 반까지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어느새 집을 나와 버스 정거장에서 시계를 보면 2시 40분입니다. 금요일에는 주말이라며 이런저런 약속이 잡히게 되고, 문득 정신이 들어보니 우선순위가 뒤바뀌어 점차 발걸음이 교회와는 다른 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 처음 사랑이 어디에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어디에 떨어졌을까. 하루하루 분주하게 돌아가는 직장에서 떨어뜨렸을까. 안락한 내 집일까. 아니면 시내 어느 화려한 밤거리 뒷골목에 떨어졌을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디오게네스는 의인을 찾기 위해 대낮에도 등불을 들고 다녔다고 하나, 그렇다면 나는 어디로 등불을 들고 나서야 하는 것일까.
그런데 성경은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영혼은 여호와의 등불이라 사람의 깊은 속을 살피느니라 (잠 20:27)”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줍잖게 철학자 흉내를 내며 등불을 들고 거리로 나갈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등불을 들고 나 자신의 깊은 속을 살피라고 하십니다. 그 이유는 나의 첫사랑이 떨어져 있는 곳은 바깥 어딘가가 아니라 다름아닌 바로 우리 마음 깊은 곳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떨어뜨렸다면, 그곳에 떨어져 있다면 누군가가 주워가기 전에, 훔쳐가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어서 가서 찾아와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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