셉의 재회
The reunion of Joseph
 

성필 목사
기린선교회 kirin.kr
kirinmission@gmail.com


"요셉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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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고뇌 제6회

아아, 장손. 아아, 장자권. 제가 태어날 때부터 그토록 원했던 장자권을 저 자는, 저 붉고 털북숭이에 짐승을 쫓아다닐 줄 밖에 모르는 에서는 제가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얻을 수 없는 장자권을 아무런 노력 없이 차지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장자권은 사치입니다. 무용지물입니다. 값진 진주를 돼지 앞에 던져주는 것이나 다름 없는 노릇입니다. 저는 기회를 노렸습니다. 아아, 참으로 오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날이 온 것입니다.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 에서는 사냥을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장손으로서의 책임을 잊지 말고, 어디를 가든지 몸조심 하도록 일렀으나 에서는 언제나 이를 경솔하게 여기며 한쪽 귀로 흘려 들었습니다.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는 항상 허기져 있었습니다. 그가 돌아오면 집에 있는 곳간을 뒤져서 굶주린 짐승이 먹이를 탐하듯 먹어 치우곤 했습니다.

저는 그가 사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로 만들어진 음식을 끓여놓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붉은 팥죽입니다.

그 날 붉은 팥죽을 떡과 함께 만들어 놓고는 바람 부는 쪽에서 자리를 잡고 에서를 기다렸습니다. 멀리서부터 그의 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지혜였습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생각해도 정말 멋진 작전 아닙니까. 그의 우둔한 머리가 어찌 이 야곱을 따라잡을 수 있겠습니까.

과연 그는 덫에 걸려들었습니다. 그날 따라 유독 피곤했는지 그는 차려놓은 음식이 무엇인지, 어떤 맛인지도 몰랐나 봅니다. 멀리서부터 냄새를 맡고는 허겁지겁 달려와 저를 보더니, 어서 그 붉은 것을 달라고 성화였습니다.

내심 저는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그래. 내가 주고 말고. 너한테 먹이기 위해 만들어 놓은 거야. 하지만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침착해야만 합니다. 저는 내색하지 않고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조용히 에서에게 말했습니다.

형님, 물론 드리겠습니다. 누구보다도 소중한 형님의 부탁이신데 안 드릴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들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본래부터 성미가 급한 에서입니다. 조건이고 뭐건 간에 어서 그 붉은 것을 내놓으라고 고함을 칩니다. 저는 동요하지 않고 하나하나 침착하게 말을 골랐습니다. 여기서 실수하면 모든 것을 그르치고 말기 때문입니다.

형님, 여기 떡과 팥죽이 있습니다. 이는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형님이 가지고 계신 장자의 명분을 오늘 저에게 팔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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