셉의 재회
The reunion of Joseph
 

성필 목사
기린선교회 kirin.kr
kirinmission@gmail.com


"요셉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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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고뇌 제10회

아버지……라고 조용한 목소리로 부르자 조금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십니다. 그러면서 고개를 이 쪽으로 돌리시는데 얼마나 떨렸는지 상상이 가십니까.

아버지는 물으십니다.

그래, 나를 부르는 너는 누구냐.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저는 결사적인 각오로 말씀 드렸습니다.

에서입니다. 아버지 장자인 에서입니다. 분부하신 대로 사냥한 염소로 요리를 만들었으니 마음껏 드십시오.

그러나 아버지는 여전히 미심쩍은 눈치입니다. 목소리도 목소리이지만 사냥하고 요리를 한 것치고는 너무나도 일찍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알고는 있었으나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기회는 단 한 번 뿐. 이번 기회를 놓치면 두 번 다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제 팔을 쓰다듬었습니다. 목소리는 야곱인데 팔은 에서라면서 몇 번이고 팔을 어루만지십니다. 저는 당장이라도 에서가 들어올 것만 같아 두려움에 떨었으나 이미 어찌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와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밀고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침내 아버지는 알았다는 듯이 음식을 가져오라고 하시고는 모두 드시고, 마지막에 드린 포도주까지도 모두 깨끗하게 잡수셨습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제게 축복을 해주셨습니다. 아버지 이삭의 최후이자 최대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축복의 말씀을 지금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울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너에게 하늘의 이슬을 주시고 네 땅을 기름지게 하시며 너에게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를 주시기 원하노라. 수많은 민족이 너를 섬기고 모든 나라가 너에게 굴복하며 네가 네 형제들의 주인이 되고 네 친척들이 너에게 굴복하기 원하며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 원하노라”

아아, 이 세상에서 이처럼 아름답고 이처럼 놀라운 축복이 어디에 있을까요. 장자권을 넘겨받은 이 야곱은 이제 명실상부한 아브라함의 후손, 이삭의 언약을 이어갈 인물로 거듭난 것입니다. 이제 저는 축복의 사람, 이제 저는 언약의 사람, 이제 저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람이 된 것입니다!

흥분한 가슴을 움켜잡고 아버지 앞을 물러나자 곧바로 에서가 들어왔습니다. 실로 간발의 차이였지요.

“아버지! 에서가 왔습니다! 아버지의 자랑, 아버지의 장자 에서가 왔습니다! 자, 방금 사냥한 염소로 만든 제 요리를 드십시오. 그리고 어서 제게 축복해주십시오. 마음껏 축복해 주십시오!”

저 뒤로 에서의 힘찬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여기까지 듣고 나서 정신 없이 달려나갔습니다. 이후에 벌어질 상황은 익히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그는 자신의 축복을 놓쳤습니다. 빼앗겼습니다. 저는 장자라는 명분과 축복이라는 실리를 모두 얻어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에서는 패자요 야곱은 승자입니다. 이제 그 누구도 무를 수는 없습니다. 취소할 수 없습니다. 번복할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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